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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오늘 한 꼭지

첫 고객 열 명은 광고로 못 산다

창업가가 발로 만든 열 명이 이후 천 명을 데려온다

여러분은 첫 고객을 어떻게 확보했는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홈페이지를 열고, 광고비 30만 원을 넣는 방법을 쓰지 않았나? 그리고 알림이 울리기를 기다리는 방식으로 말이다. 어떠했나? 혹시 석 달 뒤 남은 결과는 팔로워 200명과 문의 두 건이 전부가 아니었나?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2026년 1월 발표한 「2023년 기준 창업기업실태조사」에 나온 창업가가 꼽은 준비 과정 장애 요인 1위는 자금 확보 어려움(53.7%)이었다. 2위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45.9%). 창업 소요 자금 평균 2억 600만 원 중 조달 방법 1위는 자기자금으로 95.2%를 차지했다. 대부분 내 돈으로 시작한다는 뜻이다. 이 상황에서 광고비를 태워 첫 고객을 사겠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첫 고객 열 명은 돈으로 사는 대상이 아니다. 창업가가 직접 발로 만드는 결과다. 그런데 대부분 반대로 움직인다. 사람을 만나 거절당하기가 무서워서 돈을 쓴다. 장애 요인 2위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응답이 이 부분을 설명한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창업 조언 하나를 보자. 와이콤비네이터 공동 창업자 폴 그레이엄이 2013년 쓴 「확장성 없는 일을 하라」에 나오는 문구다. 그는 초기 창업가가 비효율적이지만, 반드시 해야 할 작업으로 사용자를 발품 팔아 모으는 일을 꼽았다. 사례가 구체적이다.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은 뉴욕으로 날아가 호스트 집 문을 하나씩 두드렸다. 직접 방 사진을 찍어주고 숙소 설명을 고쳐줬다. 스트라이프 창업자 콜리슨 형제는 상대가 "한번 써보겠다"라고 답하면 그 자리에서 노트북을 달라고 했다. 가입 링크를 보내는 대신 직접 설치했다. 와이콤비네이터는 이 방식에 '콜리슨 설치'라는 이름을 붙였다. 도어대시 창업자들은 앱을 만들기 전에 전단을 돌리고 식당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배달도 본인들이 뛰었다. 세 회사 모두 첫 고객을 광고로 찾지 않았다. 창업가 본인이 한 명씩 직접 데려왔다. 열 명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매출 규모가 아니라 학습량이다. 광고는 누가 왜 샀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현장에서 만난 열 명은 구매 이유를 입으로 말해 준다. 열 명 입에서 나온 이유를 모으면 광고 문구, 상세 페이지, 영업 대본이 한꺼번에 나온다. 첫 열 명은 매출이 아니라 원재료다.

지금 이 방식이 더 중요해진 이유가 있다. AI가 콘텐츠 생산 비용을 거의 0에 가깝게 끌어내리면서 블로그, 영상, 광고가 폭증했다. 온라인 노출로 낯선 고객을 데려오는 일은 매년 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창업가가 직접 만든 관계는 AI가 복제하거나 만들어내지 못한다. 실무에서도 확인이 필요한 지점이다. 초기창업패키지 같은 정부 사업화 지원 사업은 심사와 중간 평가에서 매출 실적과 고객 확보 근거를 요구한다. 아이디어 설명서만 두꺼운 것보다 실제 구매 고객 열 명을 확보한 지원자가 유리하다. 발품팔아 만든 첫 고객은 매출이면서 동시에 증빙이다. 열 명이 적어 보인다는 이유로 이 작업을 미루는 창업가도 있다. 하지만, 출발 숫자가 적어도 증가율이 살아 있으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게다가 직접 파는 경험을 쌓아야 광고도 제대로 작동한다. 사람에게 직접 설명해서 안 팔리는 상품은 배너로도 안 팔린다.

당장 할 일은 이렇다. 먼저 종이에 이름 100개를 적는다. 예전 동료, 거래처, 동네 사장님, 커뮤니티에서 본 사람까지 전부 적는다. 100명을 못 채우면 시장을 아직 모른다는 뜻이므로, 이름을 채우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다음으로 하루 다섯 명에게 연락한다. 상품을 팔지 말고 문제부터 확인한다. "요즘 이 일 때문에 곤란하신 적 있으세요"라는 질문 하나면 충분하다. 관심을 보이면 자료를 보내겠다고 말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보여준다. 콜리슨 형제가 노트북을 달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음 약속으로 미루는 순간 절반이 사라진다. 첫 열 명에게는 손해를 봐도 좋다. 대신 후기 한 줄과 소개 한 명을 반드시 요청한다. 마지막으로 열 명이 말한 구매 이유를 그대로 받아 적어 상세 페이지 첫 문장에 올린다. 광고는 그다음에 집행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