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만 3000명이 몰렸다. 그중 5000명이 붙었다. 경쟁률 12.6대 1. 아이디어만 내면 최대 10억 원까지 바라본다는 조건에 전국이 반응했다. 최연소 합격자는 13세, 비수도권 창업자가 74%였다. 그리고 출범식 다음 날, 합격자 5000명 정보가 새어 나갔다. AI 솔루션 공급업체가 비정상 API 호출로 이메일 주소와 아이디어 요약, 심사평을 빼냈다. 참가자가 사고를 통보받은 날은 이틀 뒤였다.
이제 2차가 열린다. 8월 20일 공고, 10월 초 1만 명 선발이다. 지원 여부를 판단하려면 1차에서 무엇이 어긋났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문제 지점은 해킹 자체가 아니다. 중기부는 AI 솔루션 공급기업 280여 곳을 뽑고 합격자에게 월 최대 100만 원 한도로 이용 바우처를 지급했다. 5000명이 쓸 예산을 280개사가 나눠 갖는 구조다. 공급기업에게 합격자 명단은 곧 매출 명단이다. 실제로 솔루션 선정 기간에 일부 기업이 가격을 임의로 올려 민원이 쏟아졌다. 검증도 허술했다. 노용석 중기부 차관은 솔루션 업체를 고를 때 품질과 가격은 검토했지만 정보보호 수준은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2차는 규모부터 다르다. 선발 인원 1만 명, 신청 자격은 창업 3년 이내에서 7년 이내로 넓어졌다. 대학 리그와 글로벌 리그도 새로 생겼다. 추가경정예산 약 2000억 원이 들어가고 회계연도 안에 집행을 끝내야 하므로 12월에 마감한다.
여기서 창업가가 계산할 숫자가 나온다. 10월 초에 뽑아 12월에 끝내니 실질 보육 기간은 두 달이다. 두 달 안에 시제품을 완성하고 매출을 만들라는 요구는 현실에 맞지 않는다. 중기부는 유출 사고를 겪은 기존 플랫폼 운영사도 교체하지 않았다. 업체를 바꾸면 5개월 이상 걸린다는 이유다. 대신 보안 전문업체 모니터링과 국정원 침해 사고 대응 훈련을 붙였고 책임 규명은 경찰 수사 뒤로 미뤘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창업자 숫자를 늘리는 데 정책 성과가 쏠릴 가능성을 가장 큰 문제로 짚었다.
그러니 지원 여부보다 기대치 조정이 먼저다. 두 달짜리 프로그램을 사업 성패를 가르는 관문으로 삼지 말고 아이디어 검증과 멘토 네트워크를 얻는 자리로 계산하면 손해 볼 일이 없다. 신청서에는 심사에 필요한 만큼만 적는다. 핵심 알고리즘이나 원가 구조, 공급처 이름까지 넣을 이유가 없다. 프로필 공개 설정도 직접 열어 확인한다. 중기부가 1차 합격자에게 무상 지원한 영업비밀 원본증명 등록을 2차에도 제공하는지 공고에서 확인하고 제공한다면 선발 직후 바로 신청한다. AI 바우처는 한도를 채우는 데 쓰지 말고 필요한 도구만 고른다. 계약 전 화면과 가격을 캡처해 두면 분쟁이 생겨도 근거로 쓴다. 1차에서 떨어진 5만 8000여 명은 아이디어를 보완해 재지원하면 가점을 받는다. 탈락 이력이 불리한 조건이 아니라는 뜻이다.
공고문은 8월 20일에 나왔다. 트랙별 자격과 일정을 직접 읽고 계산기부터 두드리기 바란다.
'블로그 > 오늘 한 꼭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굿즈는 기념품이 아니라 미디어다 (0) | 2026.08.15 |
|---|---|
| 브랜드를 망치는 사람은 대개 대표다 (0) | 2026.08.09 |
| 브랜드와 브랜딩, 무엇이 다른가 (0) | 2026.08.03 |
| 더본코리아 사례로 보는 브랜딩의 중요성 (0) | 2026.07.31 |
| 레버리지 ETF, 개미 56조를 삼킨 구조 (1) | 2026.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