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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오늘 한 꼭지

호르무즈 해협 위기, 일본 소비재 시장 강타하며 공급망 취약성 노출

이란 공습 여파가 해협을 건너 일본 소비재 시장 전체를 타격했다. 설비 가동에 필수적인 중유 수급이 막히자 유명 과자 생산 라인이 멈춰 서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 핵심 통로 역할을 수행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자, 에너지 수급 불안 심리는 일본 실물 경제 위기로 급격히 비화하는 양상이다.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 심화 직후 일본 시장에 즉각적인 피해가 나타난 점에 주목해야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효고현 아사고시 소재 중견 제과업체 산포세이카는 간판 상품을 포함한 주력 감자칩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감자 가열을 위한 대형 보일러 가동에 필수적인 중유 조달 경로가 중동 사태 악화로 일시에 차단됐기 때문이다. 해당 공장은 막대한 중유를 소비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나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초 소재인 중유 확보 실패로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유명 감자칩 생산 중단 소식은 일본 소비자 심리에 큰 충격을 주었다. 불안 심리는 근거 없는 가짜 뉴스 확산과 맞물려 생필품 사재기로 확대됐다. 온라인상에서는 유가 폭등에 따라 화장지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괴담이 빠르게 확산됐다. 실제 화장지 제조 전 과정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투입되며 플라스틱 기반 포장재 역시 석유화학 원료를 사용한다. 생산 단계 전반이 유가 변동에 직접 노출된 만큼 운송비 상승과 맞물려 소비자 가격 부담으로 전가될 우려가 크다.

일본 사태는 특정 지역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이 지닌 태생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한국 역시 에너지 수급 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하나 수치상으로는 상대적 우위를 점한다. 일본이 원유 수입량 93%를 중동에 의존하는 반면 한국은 69% 수준까지 의존도를 낮췄다. 이는 미국산 셰일오일 도입과 수입선 다변화 정책이 거둔 가시적 성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글로벌 유가 연동 체계 속에서 한국 경제 역시 에너지 비용 상승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피할 방법은 없다. 우리는 일본이 겪는 생필품 품귀 현상을 반면교사 삼아 국내 수급망을 재점검해야 마땅하다. 일본 소비자 불안을 자극한 원인은 단순 물량 부족보다 불확실성이 확산하며 발생한 심리적 공포였다. 정부와 기업은 원자재 재고 상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근거 없는 가짜 뉴스 확산을 막는 소통 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특히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가 장기화하는 상황을 대비해 비축 물량 방출 시나리오를 정교하게 다듬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번 사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물 경제 공급망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한국은 미국산 셰일오일 수입 등을 통해 중동 의존도를 다변화했기에 일본보다 파장이 덜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초기 창업가들은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면밀히 분석하고 단일 국가나 특정 경로에 대한 의존도를 반드시 낮추어야 한다. 공급처 다변화와 함께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전략을 수립하는 것만이 거대한 외부 충격 속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