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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오늘 한 꼭지

대외 복합 위기 고조, 창업가는 ‘생존 보드’를 새로 짜야 한다

중동 지역 전운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며 한국 경제 성장 경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거시 경제 지표가 일제히 적색등을 켜고 있는 상황은 창업가들에게 가혹한 환경을 예고한다. 대외 불확실성 증가는 투자 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켜 자금 조달 난이도를 높인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가 불안은 운영 비용을 상승시켜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경기 위축에 따른 소비 심리 저하는 매출 감소로 이어져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지금까지 수립한 성장 중심의 사업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발발한 지 한 달을 넘기면서 고유가 상황 고착화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락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주요 국제기구 중 가장 먼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26일 중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경고음을 울렸다. OECD는 전쟁 영향을 반영하여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로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한국 경제가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높아 구조적으로 중동발 충격에 취약하다는 판단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한다.

국내 주요 기관들의 낙관적 전망 역시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지난 1월 올해 성장률을 2.2%로 내다봤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도 지난 2월 각각 1.9%, 2.0%를 제시한 바 있다. 현 상황을 종합하면 이들 기관 모두 전망치를 낮춰 잡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문제는 유가 상승에 그치지 않고 환율과 금리가 동시에 솟구치는 ‘3고(高)’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면서 고유가와 고환율이 맞물려 물가 상승 압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는 다시 금리 인상 기조를 장기화시켜 경기 위축을 가속화하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한다. 아울러 무역수지 악화와 금융시장 불안 등 경제 전반에 걸쳐 복합적인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부 충격 강도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약 2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여 대응에 나섰지만, 이번 복합 위기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정부 추경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동 사태에 따라 성장률이 0.3~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25조 원 규모 추경에 따른 성장률 제고 효과는 0.25%포인트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 재정 처방만으로는 대외발 악재를 완전히 막아내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창업가들은 현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공격적인 확장보다는 실질적인 ‘생존’에 경영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가장 먼저 현금 흐름을 철저히 점검하고 보수적으로 재구성할 것을 제언한다. 불필요한 지출을 과감히 줄이고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런웨이(Runway, 남은 현금으로 생존 가능한 기간)’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대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본질적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을 고민하고, 고객의 필수적인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는지 점검하자. 위기 상황 속에서 고객은 지갑을 닫지만, 정말 필요한 가치에는 비용을 지불한다. 내실을 다지며 거센 파도를 견뎌낸 기업만이 다음 상승장에서 도약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