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 에이전트’ 시대로 진화했다. 기업은 인간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폭발적인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 코드 생성부터 수정까지 자동화로 처리하면서 개발 속도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깃허브 사례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올해 연간 코드 커밋 건수는 작년 대비 14배 가까이 급증할 전망이다. AI 에이전트가 주도하는 이러한 변화는 AI 사용량 기준인 ‘토큰’ 중심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생산성 폭증 이면에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기다리고 있다. 연산 인프라와 보안 체계가 한계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AI 생산성 역설’이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토큰 사용량 급증은 고스란히 인프라 부담으로 이어진다. 깃허브는 급증한 트래픽 탓에 응용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제한과 서버 장애를 반복해서 겪고 있다. 서버를 확충해도 수요 증가 속도를 감당하기 어렵다. 앤스로픽 또한 외부 AI 에이전트의 반복 호출로 연산 자원이 부족해지자 추가 사용량에 대해 별도 과금제를 전격 도입했다. 무한할 것 같던 컴퓨팅 자원은 이제 희소 자원이 됐다.
인프라 문제에 더해 ‘코드 과잉’ 현상은 관리 한계를 드러낸다. AI가 생산하는 코드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이를 검증하고 보안을 관리할 체계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한 금융 기업은 AI 코딩 도구 도입 이후 월간 코드 생산량이 2만5000줄에서 25만줄로 폭증했다. 하지만 검토가 필요한 코드가 100만줄 이상 쌓이면서 관리 부담이 감당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코드 품질 저하와 보안 취약점 증가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코드 생산 속도와 검증 체계 간 불균형은 기업에 심각한 리스크 요인이다.
가장 위협적인 변화는 보안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취약점 탐지부터 공격 실행, 실패 시 전략 수정까지 전 과정을 자동으로 반복할 수 있다.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 작업을 수행하는 만큼 사이버 공격 속도와 자동화 수준을 극적으로 높였다. 맨디언트 보고서는 기존 사이버 공격이 준비 기간을 거쳤다면 앞으로는 AI가 취약점 공개 직후 곧바로 공격을 실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이 보안 패치를 적용할 시간적 여유는 점점 사라잔다. 공격 자동화는 취약점 발견 한 번으로 대규모 피해가 생길 가능성을 키웠다.
이러한 전방위적 위협 속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방어 전략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앤스로픽은 최상위 AI 모델 ‘미토스’ 프리뷰 버전 접근 권한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엔비디아 등 40여 개 주요 기업과 기관에만 방어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제공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현재의 AI 기술이 가진 위험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한다.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경쟁만큼이나 기술 남용으로 인한 파국을 막기 위한 통제 장치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번 사태를 종합해 볼 때, 초기 창업가들은 AI가 가져올 폭발적 생산성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인프라 비용 상승과 보안 리스크라는 ‘청구서’가 조만간 날아올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코드 검증 체계를 갖추지 않은 채 AI 기반 자동화에만 의존하다가는 감당할 수 없는 기술 부채와 보안 사고에 직면할 수 있다. 창업가들은 서비스 초기 단계부터 AI 연산 인프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아키텍처를 고민해야 한다. 동시에 ‘시큐리티 바이 디자인(Security by Design)’ 원칙을 적용하여 보안을 제품 개발 필수 요소로 내재화해야 한다. 속도 경쟁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승자가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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