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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오늘 한 꼭지

더본코리아 사례로 보는 브랜딩의 중요성

숫자부터 보면 심각하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1분기 매출 79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8.1% 줄었다. 영업손익은 42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주가는 공모가 3만 4000원 절반 아래로 떨어졌고, 7월 21일 기준 1만 3770원까지 밀렸다. 상장 이후 최저가 기록도 여러 차례 갈아치웠다.

원인은 제품이 아니라 신뢰였다

매출이 무너진 이유는 요리 실력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련 논란 때문이다. 빽햄이 돈육 비율과 가격 책정으로 비판받았고 위생법 위반 지적을 받았고 술자리 면접 논란까지 겹쳤다. 서울 강남구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과징금 2569만 원을 부과했다. 하나하나는 작은 사건처럼 보인다. 그런데 주가와 매출은 한꺼번에 무너졌다. 이유는 단순하다. 더본코리아 브랜드는 오랫동안 백종원 개인과 분리되지 않았다. 대표 얼굴이 곧 브랜드였고, 대표 신뢰도가 곧 브랜드 신뢰도였다. 이 구조에서는 대표 한 사람이 흔들리면 25개 브랜드 전체, 가맹점 3000곳 넘는 매출이 함께 흔들린다.

지금 하는 일이 정확히 브랜딩이다

더본코리아가 지금 벌이는 작업을 보면 답이 보인다. 핵심 브랜드인 빽다방 BI를 새로 짜고 있다. 빽다방은 전체 가맹점의 6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주력 브랜드다. 그런데 리뉴얼 후보 중에는 간판 로고에서 백종원 얼굴 캐릭터를 아예 빼는 방안도 들어 있다. 대표 개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브랜드 스스로 살아남을 힘을 만들려는 의도다. 동시에 여러 브랜드 쿠폰과 주문을 하나로 묶는 통합 멤버십 앱도 준비하고 있다. 백종원 대표는 지난 4월 상생위원회에서 "잃어버린 1년을 다시 찾은 10년으로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말은 다짐이지만, 실제 작업은 브랜드를 사람에게서 떼어내 시스템으로 옮기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브랜딩이다. 로고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고객 신뢰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소상공인에게 더 무서운 이유

여기서 솔직하게 짚어야 할 지점이 있다. 더본코리아는 25개 브랜드와 154개 해외 매장을 가진 대기업이다. 그런데도 이 정리를 못 해서 주가가 반토막 났다. 소상공인은 이 구조에서 훨씬 취약하다. 작은 가게일수록 대표 개인 캐릭터가 곧 브랜드 전부인 경우가 대다수다. 대표가 SNS에서 친근한 이미지로 손님을 모았다면, 그 이미지에 문제가 생기는 순간 가게 전체 매출이 함께 무너진다. 분산할 브랜드가 25개나 있는 더본코리아도 이렇게 흔들리는데 브랜드가 하나뿐인 가게는 완충 장치가 전혀 없다.

브랜드는 손님 머릿속에 남는 결과물이고 브랜딩은 그 결과물을 대표 한 사람이 아니라 메뉴, 공간, 응대, 시스템 여러 곳에 나눠 심는 과정이다. 대표 얼굴 하나에 모든 신뢰를 걸어두면 단기간에는 빠르게 클 수 있다. 더본코리아도 그렇게 컸다. 하지만 그 신뢰가 흔들리는 순간 되돌릴 방법이 없다. 지금 가게 브랜드가 개인 이미지와 얼마나 겹쳐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