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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오늘 한 꼭지

"왜?"를 다섯 번 물으면 사업 아이템이 보인다

 5 Whys 기법으로 창업 실수를 줄이는 법

처음 창업을 준비할 때 대부분은 아이템부터 정한다. 최근에 뜨는 업종을 찾아보거나 주변 이야기에 혹해서 뛰어든다. 그런데 막상 사업을 시작하면 현실은 생각과 다르다. 조회수가 안 나온다. 구독자가 늘지 않는다. 강의를 만들었는데 수강생이 없다. 구매자가 적다. 이럴 때 많은 창업자가 '광고비를 더 올려야 하나', '홍보가 부족했나'를 먼저 고민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보다 훨씬 깊은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실패한 창업자와 성공한 창업자 차이는 놀랍도록 단순한 곳에서 갈린다. 성공한 창업자는 문제가 보여주는 겉모습에 속지 않는다. 그들은 현상 뒤에 숨은 진짜 원인을 끈질기게 파고든다. 이 습관을 체계적인 방법론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5 Whys 기법'이다. 70년 전 일본에서 탄생한 이 질문법은 지금도 전 세계 스타트업과 창업 교육 현장에서 핵심 도구로 활용한다. 초기 창업자에게 이 기법이 유독 중요한 이유가 있다. 자원이 부족한 초기에 잘못된 문제를 공략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5 Whys는 그 실수를 막는 가장 빠르고 저렴한 방법이다.

5 Whys 기법은 어떤 문제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다섯 번 반복하며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추적하는 방법이다. 이 기법은 도요타 자동차 사카이치 도요다가 개발했으며 도요타 생산 방식 핵심 구성 요소로 자리잡았다. 처음에는 제조 라인에서 발생하는 불량 원인을 찾는 데 쓰였지만, 이제는 마케팅·제품 기획·서비스 설계·창업 아이템 검증 등 경영 전반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작동 방식은 단순하다. 문제를 하나 정한다. 그 문제에 "왜?"라고 묻는다. 나온 답에 다시 "왜?"라고 묻는다. 이 과정을 다섯 번 반복한다. 그게 전부다. 질문을 다섯 단계로 제한한 이유는 본래 질문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결과가 나타난 근본 과정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해서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방향이다. 꼭 5번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2~3번 만에 근본 원인을 찾을 수도 있고 5번 이상 반복해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핵심은 '더 이상 파고들 수 없는 지점'까지 내려가는 것이다.

실제 콘텐츠 창업 장면에 이 기법을 적용해 보면 그 힘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IT 기업 출신 B씨는 "직장인을 위한 챗GPT 활용 강의"를 창업 아이템으로 잡았다. 유튜브 쇼츠에 팁 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클래스101에도 강의를 등록했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나도 수강 완료율이 20%에 머물렀고 재구매는 거의 없었다. B씨 입장이 되어 5 Whys를 적용해 보자.

  1. 왜 수강 완료율이 낮은가? — 수강생이 중간에 이탈한다.
  2. 왜 이탈하는가? — 초반 몇 강의는 열심히 듣는데 실습 단계에서 막힌다고 한다.
  3. 왜 실습 단계에서 막히는가? — 강의에서 보여주는 프롬프트를 그대로 따라 해도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
  4. 왜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가? — 수강생이 사용하는 업무 환경과 강의 예시 환경이 다르다. 의료, 유통, 제조 등 업종마다 쓰는 언어와 데이터 형태가 전혀 다르다.
  5. 왜 업종별 차이를 강의에 반영하지 않았는가? — B씨 본인이 IT 개발자 출신이라 자신의 업무 맥락으로만 예시를 만들었고 다른 업종 현장을 직접 경험한 적이 없었다.

이제 문제가 비교적 선명해졌다. '홍보가 부족해서 수강생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강의 자체가 특정 업종 종사자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이제 방향을 바꿔서 다시 시도해 보면 된다. 업종별로 특화된 프롬프트 실습 강의를 따로 만들자. '소매업 사장을 위한 챗GPT', '간호사를 위한 업무 자동화' 같은 식으로 쪼개면 어떨까? 아이템이 달라진 게 아니라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드러난 것이다.

5 Whys 기법은 표면적인 원인을 넘어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빠른 해결책을 찾는 데 급급하면 문제 근본을 해결하지 못하고 재발을 초래한다. 창업 맥락에서 이 말은 더욱 날카롭게 적용된다. 아이템 선정 단계에서 근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면 나중에 콘텐츠를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구조적인 문제를 덮을 수 없다.

이 기법이 초기 창업자에게 특히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창업 초기는 자원이 가장 부족한 시기다. 돈도, 시간도, 사람도 부족하다. 이 시기에 '잘못된 문제'를 공략하면 회복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5 Whys는 이 사이클을 시작 전에 차단하는 도구다.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종이 한 장과 30분이면 충분하다. 복잡한 주제를 빠르게 이해하고 평범해 보이는 문제에 대해 더 깊은 질문을 할 수 있게 돕는다. 특히 혼자 창업을 준비하는 1인 창업자에게 이 기법은 '외부 멘토 없이 스스로 가정을 검증하는 방법'으로 활용한다.

한 가지 경계할 점도 있다. 조사자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의 범위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조사자가 모르는 원인은 찾아낼 수 없다. 즉, 혼자 머릿속에서만 답을 찾으면 편향이 생긴다. 이를 보완하려면 실제 고객과 대화하고 그 대화를 바탕으로 5 Whys를 진행해야 한다. 주관적 판단이나 추측을 피하고 사실을 기반으로 '왜'에 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이 아닌 관찰로 시작해야 이 도구가 제대로 작동한다.

그렇다면 지금 자신의 사업 아이템에 5 Whys를 어떻게 적용할까. 아래 순서를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먼저 종이에 문제 문장을 쓴다. '나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판다'가 아니라 '[누구]는 [어떤 상황]에서 [무엇] 때문에 불편하다'는 형태로 쓴다. 예를 들어 '직장인은 퇴근 후 공부하려 해도 어떤 걸 배워야 할지 몰라서 시작을 못 한다'는 식이다. 이 문장이 선명할수록 이후 질문 방향도 뚜렷해진다.

다음으로, 이 문장을 기준으로 '왜 그 문제가 생기는가?'를 적는다. 답을 쓰고, 그 답에 다시 '왜?'를 붙인다. 이 과정을 다섯 번 반복한다. 단, 머릿속으로만 하지 말고 반드시 손으로 써야 한다. 글로 쓰는 순간 모호한 가정이 드러난다. '왜?'에 대한 답이 막히는 지점이 바로 자신이 아직 확인하지 않은 가정이다. 그 지점에 잠재 고객과 나눠야 할 대화가 있다.

세 번째로, 5 Whys가 도달한 마지막 답을 사업 아이템 차별화 포인트와 연결한다. 즉각적인 문제를 해결해도 장기적으로 문제가 재발할 수 있다. 진짜 근본 원인은 잘 작동하지 않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프로세스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창업에서도 마찬가지다. 5 Whys를 통해 찾은 근본 원인이 '아직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해결책'을 가리킨다면, 그 지점이 바로 사업 기회다. 반대로 근본 원인이 이미 많은 경쟁자가 해결하고 있는 문제를 가리킨다면 아이템을 재검토할 신호다.

마지막으로, 5 Whys는 창업 전에 한 번만 쓰는 도구가 아니다. 물건이 안 팔릴 때, 구독자가 이탈할 때, 협업 제안이 성사되지 않을 때마다 꺼내야 한다. 질문하는 습관 자체가 창업자의 가장 강력한 경쟁 자산이다. '왜?'라는 한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창업자는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