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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오늘 한 꼭지

'두쫀쿠' 광풍이 남긴 기록… 불황 속 창업자가 읽어야 할 생존 코드

최근 헌혈의 집이 젊은 여성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대한적십자사가 증정품으로 내건 '두바이 쫀득 쿠키(이하 두쫀쿠)'가 헌혈 비수기 혈액 보유량을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린 원동력이다. 이 작은 디저트 하나가 헌혈량을 두 배 가까이 늘리고, 원재료인 피스타치오 가격을 두 달 새 5~6배 폭등시키는 등 시장 전반에 강력한 파급력을 행사하고 있다.

두쫀쿠 열풍은 단순한 미식의 영역을 넘어섰다. 익숙한 초콜릿 반죽에 중동식 카다이프면이라는 이색적 식감을 더한 이 제품은 '아는 맛'과 '낯선 경험'을 절묘하게 결합했다. 특히 MZ세대는 이를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닌, 희소성을 쟁취하고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하나의 '이벤트'로 소비한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 자란 세대가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며 느끼는 결핍을 '줄 서기'와 '인증샷'이라는 작은 성취감으로 해소하는 양상이다.

사회적 고립을 두려워하는 현대인의 심리 또한 이 광풍을 부채질한다.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디토(Ditto) 소비'와 주류 문화에 동참하고 있다는 연대감이 소비자들을 오픈런으로 내몬다. 1인 가구 증가와 인간관계 축소 속에서 두쫀쿠는 타인과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필수적인 매개체이자, 연인 사이의 애정 척도를 가늠하는 도구로까지 활용된다.

이 현상은 전형적인 '불황 경제'의 단면을 보여준다. 과거 대공황기 립스틱 효과처럼, 거대 담론보다 당장 손에 쥐는 저가 사치품에서 위안을 얻으려는 심리가 투영되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편의점까지 가세한 현시점을 유행의 정점이자 끝물로 진단한다. 대만 카스텔라나 탕후루 사례처럼, 희소성이 사라지고 복제 모델이 난립하는 순간 소비자들은 싸늘하게 등을 돌릴 준비를 마쳤다.

창업가들은 이번 두쫀쿠 사례를 통해 '경험의 상품화'와 '속도전'의 중요성을 복기해야 한다. 제품 자체의 완성도보다 소비자가 이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과 스토리텔링이 매출을 견인했다. 다만 진입 장벽이 낮은 아이템일수록 수명이 짧다는 점을 명심하고, 유행의 파도를 타되 그 다음을 대비하는 유연한 출구 전략이 필수적이다.

결국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려면 반짝 유행에 매몰되기보다 인간의 본원적 욕구인 '연결'과 '성취'를 자사 서비스에 어떻게 녹일지 고민해야 한다. 두쫀쿠는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그 뒤에 숨은 소비자 심리는 형태를 바꿔 '넥스트 아이템'으로 반드시 재등장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흐름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유행의 파동 속에서 본질을 포착하는 혜안이 절실한 시점이다.